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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에 성배는 없다.

SHIN_HW 2018. 5. 20. 11:50

팩터 투자는 액티브 투자와 다르지 않다. 시장이 각 증권을 시가 총액 비중으로 보유한 포트폴리오인데 반해, 각 팩터 투자 포트폴리오는 나름의 기준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이렇게 액티브 베팅을 하는 이유는 결국 시장 대비한 초과수익을 달성하기 위해서이다. 기존 액티브 투자가 질적인 분석을 기반으로 액티브 베팅을 실시하는 것과 달리 팩터 투자는 계량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액티브 베팅을 실시할 뿐이다. 때문에 액티브 펀드 대비 팩터 투자 펀드는 운용 수수료를 저렴하게 가져갈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팩터 투자의 개념이 없던 과거, 인덱스 펀드를 제외한 모든 펀드는 질적 분석에 기반한 액티브 베팅을 실시했다. 시장에 존재하는 모든 액티브 포트폴리오의 시장대비 초과수익을 구하여 더하면 그 값은 0이 된다. 따라서 액티브 펀드의 시장대비 초과수익률은 그 평균값이 0인 것이다. 다시 말해, 액티브 펀드에 투자할 때도 그 기대 수익은 결국 시장 수익과 같다는 뜻이다. 시장에서 액티브 베팅을 실시하는 모든 포트폴리오 중 절반은 승자가 되고 절반은 패자가 된다. 이는 불변하는 항등식이다. 결국, 액티브 펀드를 하면 시장을 이길 수 있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액티브 펀드는 시장을 이길 수도, 시장에 질 수도 있는 투자 전략임을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액티브 펀드를선택해야만 시장을 이기는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

 

팩터 투자가 ETF 등의 플랫폼과 함께 융성하고 있다. 물론 팩터 투자는 기존 질적 분석에 기반한 액티브 펀드보다 저렴한 비용에서 강점이 있다. 또한, ETF를 활용하는 경우 유동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그 이상의 뭔가를 기대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 팩터 투자도 기본적으로는 액티브 베팅을 통해 알파를 추구한다. 투자 세계의 항등식은 이러한 가능성을 부정한다. 팩터 투자 펀드든 액티브 펀드든 결국 기대되는 알파 값은 0이다. 팩터 투자는 성배가 아니다. 팩터 투자 펀드도 일부는 시장을 이기고, 나머지는 시장에 질 것이다. 때문에 투자자들은 팩터 투자 자체에 열광할 것이 아니라 어떤 팩터가 시장을 이길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이는 액티브 펀드를 고를 때의 상황과 다르지 않다.

 

시장에 존재하는 포트폴리오를 질적 분석에 기반한 액티브 전략과 팩터 전략으로 크게 양분해 보자. 만약 이 두 그룹을 기준으로 봤을 때 팩터 투자가 액티브 펀드를 이기고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상황이 이와 같다면 투자자는 액티브 펀드에서 돈을 빼 팩터 포트폴리오에 투자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하지만 이는 시장 균형이 될 수 없다. 일시적으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다고 해도, 장기적으로 팩터 투자의 평균 수익률과 액티브 투자의 평균 수익률이 같아질 때까지 액티브 펀드의 수익률이 올라갈 것이기 때문이다. 액티브 투자가 팩터 투자 대비 열등한 성과를 낸다면 투자자들은 액티브 펀드로부터 자금을 회수하게 되는데, 가장 능력이 부족한 액티브 펀드 매니저의 운용 자산이 가장 먼저, 가장 많이 줄어들 것이다. 결국 능력이 부족한 매니저는 시장에서 퇴출당하고, 이는 액티브 펀드 전체의 평균 성과를 높여준다.

 

팩터 투자, 리스크 프리미아(프리미엄), 퀀트 투자, 스마트베타 등 다양한 이름으로 유행하는 새로운 투자 방법의 열풍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 이 새로운 유형의 투자가 가지는 장점은 명확하다. 저비용, 유동성, 투명성, 편리성 등 여러 측면에서 기존 액티브 펀드보다 강점을 가진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성과에서도 새로운 전략이 우월할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팩터 투자라는 새로운 형태는 투자자에게 있어 플랫폼의 변화일 뿐, 본질적인 의미의 변화는 아니다. 투자환경은 변하지 않았다. 시장에는 시장을 이기는 펀드가 있고 아닌 펀드도 있으며 그 평균은 항상 0이다. 투자자는 액티브 베팅의 전략을 검토하고, 이길 법한 전략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팩터 투자라는 형태 자체가 플러스 알파를 보장한다는 것은 왜곡된 마케팅일 뿐이다.